분류 전체보기 822

뜨거운 당신처럼

새벽을 열고 빛을 아우르는 全知전지의 압권자여 밤을 잠재우고 생을 조율하는 全能전능의 지배자여 보이지 않는 것도 반듯할 수 있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을 수 있게 하소서 부끄러운 것을 부끄럽게 느끼게 하고 마음은 언제나 그늘지지 않도록 환하게 비추소서 뜨거운 당신처럼. 신성의 장소에 서면 숨이 먹먹하지요 손을 모아 기도도 하게 되고요 거짓을 씻고 순수해지고 싶어서 기울어졌을 양심을 바로 잡고 싶습니다 일출의 순간은 신을 만나는 기분이라서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겸손한 마음으로 희망을 다지며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건강하라고 잘 살라고 행복하라고요. 양양 쏠비치 해변

해돋이,넘이 2022.02.01

우아한 飛上비상

솟아라 하늘의 지붕 끝을 뚫고 나가듯 펼쳐라 허공의 가장자리까지 휘돌아 오듯 날아야 할 때 날아야 하나니 송곳처럼 날렵하게 양탄자처럼 널찍하게 들판을 가로질러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넌다는 것은 비상의 필요조건이며 희망의 충분한 이유일 테니 쌩쌩 휙휙 너울너울 저어라 자신감은 信念신념에서 오고 편안함은 信賴신뢰에서 오지 아, 剛健강건한 날개여! 절망은 무거워서 가라앉고 희망은 가벼워서 날아오른다. 준비하지 않으면 희망은 없지요 날개의 힘으로 의지의 힘으로 돌아가야만 할 여정의 먼 길을 대비합니다 게으르지 않겠다고 좌절하지 않겠다고 힘차야겠다고요 자유가 희망이고 희망이 자유입니다. 2022. 01. 18. 주남저수지.

호수 2022.01.25

오래 뎁힌 방

언덕에서 느꼈지 높을수록 멀리 보인다는 것을 헤어진 후에 알았지 멀리 있어야 그립다는 것을 아파서야 깨달았지 무탈함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오래 뎁힌 방이 뜨겁지 사랑이 식지 않도록 요란하지 말아야지 희망하라지만 도망치라는 거야 안주하라지만 멈춰 서라는 거야 자신을 알고 자신에 맞게 살잖아 오고 가는 새들은 피고 지는 꽃들은 욕심도 나태도 모르지 주남저수지.

호수 2022.01.18

빛을 향하여

바위처럼 남아 있지는 마 나무처럼 서 있지도 마 한 낮 햇살은 잠시에 불과하지 미련 따윈 버려 지나가 버리면 그게 다 라 생각해 줘 혼신이란 기존을 파괴시키는 일 본연의 모습일랑 잊어버려 산란하여 다시 태어 나든가 반사되어 소모하는 거야 直言직언이 위험하듯 물의 결을 따라서 바람의 자국을 빌러서 돌려 말해 줘 생각을 짚어봐야 하니까 아련하게 아찔하게 크다고 좋은 게 아니야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야 높은 산, 넓은 바다가 아니어도 내 집 작은 마당 내 사랑하는 사람 그것만으로 세상이 부족할 수 있지 작은 항구에 빛이 내려와 놀았지 소슬한 바람 불고 잔잔한 물결이 다였어 더한 바램은 허영이라고 산란 반사 분산 투영을 알처럼 슬겼던 거야 벅찬 감정에 꿈인 줄 알 았어 눈이 부셨지 2021. 01. 07. 양..

바다 2022.01.11

철새처럼

내 것이라 할 수 있을 텐데 내 것이 아니라고? 숨 쉬고 머무를 수 있는 곳 그게 어딘데 유랑자여서 바랄 것 없다고? 주어진 것은 받은 게 아니라 잠시 머물러 빌려 쓰는 것 고스란히 헤치지 말고 넘겨주는 거라고? 왔다 가더라도 아무에게 피해 안 되게 손님으로 지나가면 되는 거라고? 그 걸 모르고 주인인 냥 내 것이라 휘둘렸네 부끄럽게도. 자연의 주인이 누구인가? 물려받은 게 아니야 후손에게 잠시 빌린 거지 표시 안 내고 지나가는 손님이면 족한 거지 철새처럼 2021. 12. 22. 주남저수지.

2021.12.28

"찰칵"

아름답게 도금되는 흘러간 추억도 아니야 반짝이며 비상하는 허황된 미래도 아니야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존재하는 현재 진행형 보고 듣고 다가가서 생각하고 느끼고 만나고 놓치면 후회될까 두려워 미세한 혈관의 끝 세포까지 전율하고 봉기할 찰라 "찰칵" 만날 때마다 소중한 선물 그게 바로 너야 현재가 과연 존재할까? 눈을 감고 뜨는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미래에서 과거다 과거는 지나며 아름다워지고 미래는 꿈꾸며 황홀하다 평범했던 것이 행복했었노라 그것도 한 때는 지금이었다 힘들다고? 더 고될 수도 있으니까 바로 지금이 화양연화 일지 모르겠다 撮影 촬영은 미래를 그릴 수 없고 과거를 소환하지도 않는다 현재만 담길 뿐이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대해야겠다 "찰칵"만 허용하는 사진처럼.

2021.12.21

허용범위

눈먼 사랑으로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고 눈 감아주는 용서로 세상이 따뜻해지지 넉넉하고 느긋하게 포근하고 너그럽게 사랑은 유한하지만 용서는 무한이지 예민하기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슬라이드 필름이 있었지 야박하기에 정신을 바짝 차렸어 반의 반쯤 오차를 넘어서 비위를 거슬리면 하얗거나 까맣거나 용서를 몰랐어 조건을 맞춰주면 선명하게 반듯하게 기막혔던 거야 둔탁하기에 어지간 실수쯤 눈 까딱 않고 넉넉히 안아주는 흑백 필름도 있었지 실수를 해도 한 두 단계쯤 뭐 괜찮다고 속 넓게 용서해 줬어 감싸 않는 게 사랑이야 눈 감아주는 게 용서야 2021. 12. 10. 서천마량포구.

등대 2021.12.14

그냥

그대 있어 그냥 만남 있어 그냥 오래여서 그냥 오랜 정 그냥 깊은 사랑 그냥 그대로 그 자리에 계시지요 그러기에 그냥 다가갑니다 이유가 없어서 그냥입니다 무한대라서 헤아릴 수 없지요 자식을 향한 어비의 사랑 그냥입니다 햇살이 꽃잎에 달콤하게 닿을 때 아무것도 바라지 않듯 힘듬도 고통도 아무렇지 않듯 가다가는 끝없는 사랑이 그냥입니다 영덕 구계항에서

밤풍경 2021.12.07

함께라서

호수가 아름다운 건 산과 나무와 바람과 안개...... 포근하게 안아주기 때문이지요 사랑이 아름다운 건 거친 것, 모난 것, 급한 것..... 아랑 곳 없이 부드럽게 감싸주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나를 내가 만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혼자서는 다 이를 수가 없다는 것을 여행지의 자연이 일러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겁니다 아름다움은 잘 나고 못 남이 아니라 마지막 열매처럼 조화롭게 어울려야 빛나는 거라고 어디 하나 소홀히 만났을라고 계절, 비바람, 햇살..... 드렸다는 걸 왜? 지고서 고백하나요? 조용히 돌아봅니다 온통 감사, 미안, 고마움뿐 입니다 2021. 11. 19. 변산 부안댐.

안개 2021.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