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 30

"사랑합니다"

숨겨있으면 무슨 소용이랴 드러내지 않은 보석은 묻혀있는 하찮은 돌 바닥을 훑어서라도 캐내야 빛이 나지 "사랑합니다" 드러내어 보여야 해 쓸수록 하염없이 솟아나는 샘물처럼 "사랑합니다" 라는 가장 위안되는 말 지속해서 퍼내야 해 줄줄이 샘솟게 해야 해 흩어진 구슬도 꿰어야 보석이 되듯 숲 속의 샘물도 퍼내야 맑아지듯 한낮의 폭염인데 허리까지 가슴까지의 깊이에서 힘겹게 걷어올리는 강바닥의 재첩 보석은 숨어있는 것을 캐내는 일이었구나 하동포구, 재첩잡이

흐름 2021.07.06

오래오래

꼬리는 살짝 세우고 발꿈치는 사뿐히 올리고 아슬한 담벼락 자유롭게 넘나드는 고양이처럼 야금야금 살금살금 들키지 않고 당신의 마음을 훔칠 거야 오래오래 강둑물 넘치 듯 내 궁핍한 봇짐을 차곡히 채울 거야 만조와 간조 대치하듯 마주 보고서 시간을 도둑질합니다 다져져 강해지는 내성의 근육 기다림으로 익힌 숙성의 맛은 깊습니다 함평만, 실장어 그물.

흐름 202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