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 29

自己愛

내가 나를 사랑해야지 누구를 의식하랴 잠시라서 찬란하잖아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것 만들었잖아 나만의 세상 환하게 만들었잖아 무엇을 부러워하랴 내가 나를 사랑해야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어떡하면 자신만만할까? 오랫동안 간직하려 하는데 남보다 멀리 가려고 남보다 높이 날려고 해도 모자람뿐인데 갈 길은 멀도 남들은 앞서고 나는 뒤에만 있는데...... 2024. 02, 02. 만항재,

상고대 2024.02.06

곤고의 꽃

困苦 (곤고)의 시기에 꿈을 꾸지 상반돼야 결속의 에너지가 커지거든 다지고 다진 결속은 무슨 힘으로도 깰 수는 없어 좋은 시절에 화려한 꽃들이 향기롭겠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상상을 넘어 꽃 아닌 꽃을 피우고 싶었어 동굴 속에서 빛을 발하는 반딧벌래처럼 험난이 빛이 되는 꽃이 되고 싶었어 화려하게 화끈하게 단지 순간일지라도 극복을 넘어서야 부끄러움이 사라지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는 거짓이 없으니까 순수의 세상의 절정은 늘 극한의 자연 뿐이야 천상의 고원 만항재에서는 습기를 보내지 않고 피어나는 상고대 꽃이 되더군 2024. 01. 19. 만항재 상고대.

상고대 2024.01.23

꽃***

왜, 천사는 아픈 사람에게 찾아오는 걸까? 감정은 바닥에서 무겁고 꼭짓점에서 희열을 느끼게 되는 걸까? 부처님, 하느님 기도는 슬플 때 찾아오고 열정이 있으면 에너지는 지치지 않고 꿈틀 되는 걸까? 어째서 느낌은 감정은 사랑은 부딪치는 곳에서 더 강해지는 걸까? 허허로운 벌판에서 그대는 이미 알고 있었네 극에 가야 피는 꽃*** 뭇매를 맞고 생긴 耐性내성인데 어디 얼어 죽을라고 차라리 꽃이 되련다. 충주호에서

상고대 2021.02.02

바람의 길목

피할 수 없어서 있는 그대로 받아 들입니다 당신이 온 자리로 맞이하고 당신이 지나간 자리로 팔 다리 몸통까지 틀었습니다 당신의 시간을 몸속에 잔뜩 집어 넣어놨기 때문입니다 하루를 아프면 호들갑을 떱니다 한달을 앓으면 걸어다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일년을 누워봐야 살아 있음이 축복입니다 세상이 소중하다 느끼는 것은 아파봤기 때문입니다 아파보지 않고는 비울 수 없습니다 세월을 건너는 나무처럼요 태풍에게는 팔뚝하나 내어주고 눈보라 앞에 어께가 휘청이지요 피할 수 없으니 받아들이는 게 일입니다 선택권이 없어서 힘들지만은 그 힘으로 역경을 이겨내기에 강직하답니다 당신의 흔적 당신 가는 길 쪽으로 몸을 돌려 놨습니다 태백 만항재

상고대 2020.02.11

12월

잎에 놀던 벌레들 꽃씨같은 꼬치속으로 들어가 잠잠할 텐데 물속 벌거벗은 나무들 그동안 안녕하신가 괜한 기우였구나 12월 외로울 줄 알았는데 위로해 줄 측근 모락모락 곁에 두고 있었네 뭐든지 빠르지 뭐든지 아쉽지 뭐든지 미안하지 핑계삼을 일 없었는데 12월이네 한 해를 정리 한다는 이유로 우리도 만날 일 만들자 상일아 낙운아 오늘 당장 만나 삐뚤어 질 때까지 내가 술값 몽땅 쏠께 2018. 12. 14. 청풍호 연론리. 11818

상고대 2018.12.18

나무의 문장

강이 나무에게 말을 건넨다 추울 수록 마음은 뜨거운가 보다 강의 몸에서 모락한 열이 쎄다 기다렸다는 듯 몸으로 뱉은 고백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나무 강의 말들울 몸마다 칭칭 걸어 놨다 애 썼다고 강의 말을 적어 써내린 나무의 하얀 문장들 안개라 던졌는데 꽃이라 받아 적었다 *** 서 . 리 . 꽃 . * * * 기대하던 것에 대한 실망 기대않던 것에 대한 설렘 엇갈닌 예상 포기아니면 진행 지나고 나면 아니였던 것 바람처럼 지워지고 만나 가슴 상처마져도 훈장처럼 보듬어 지니 내 사랑의 선택은 멈춤없는 진행형이고 열정의 터보엔진이다 충주 남한강 11763

상고대 2018.02.13

눈의 정원

눈이 밀려와서 강의 색을 지웠어 겨울을 건너려고 나무가 무게를 내려놨어 비어서 허전했거나 가벼워 얇아졌거나 빈들은 넓어졌고 가지위로 하늘은 높아졌지 하얀솜이 비단실로 내려앉아 풍경이 우물처럼 깊어졌어 당신의 허술한 어께가 안스러워서 당신의 메마른 가슴이 추울까봐서 솜이불처럼 따듯하게 덮어주고 싶었소 "펑 펑" 하 얗 게 2018. 02.01,31. 남양주 물의 정원 11762

상고대 2018.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