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 29

서리꽃

주어진 대로 이뤄야지 오늘만큼은 하얗게 부딪치지 않고서 어떻게 알아 만나지 않고서 뭘 이루겠어 극에 달 하지 않고서 뭘 느끼겠어 산도 꼭데기에 올라 봐야 바다도 심연에 닿아 봐야 높은 줄 알겠지 깊은 줄 아는 거지 속을 공유해야 서로를 이해하지 겨울이 겨울 답듯 당신도 당신 다와야 나도 나 다와야 못나도 잘나도 서로 서로 아는 게지 가볍지 않고 조금은 무겁게 어둡지 말고 약간은 환하게 손을 잡으면 따듯하게 맘을 나누면 뜨겁게 청국장이 뜨는 이유 처럼 상고대가 피는 조건도 똑 같습니다 주변 상황이 정확히 맞혀지는 거지요 온도,습도, 시간,..... 기본이지만 더 중요 한 건 사랑이지요 아니라 말고 맞춰줘야 하나 봅니다 혹한의 상황에서도 가지마다 몸통마다 들어앉아 나무에게 찬란한 꽃 한 번 피워 주는 아, ..

상고대 2018.01.16

경계에서 피는 꽃

끝까지 가봤니 바닥을 처 보기는 했니 천정을 닿는 다는 것은 바닥을 격여야 하는 거고 쓴 맛을 맛보지 않고서 어찌 단 맛을 알 수 있겠니 힘들 때 다진 결심처럼 절실한게 어디 있을라고 풍경도 생각이 있어 극한 앞에서 하얗게 마음을 비우는 구나 극의 꼭지점에서 물도 사람처럼 비상의 결심을 하나 봐 극한상황에서 신을 찾 듯 바다를 찾듯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찾 듯.... 물의 가장 멋진 형태가 비나 눈 쯤으로 생각도 했었지 변형의 극한이 이슬인 줄 알았어 그 중간지점만으로도 만남을 벅차 했거늘 더 이상 갈 수없는 갈 때까의 극점이 감당 못 할 너 였구나 "젠장! , 감당 못 할 상고대" 바닥은 너무 어두워서 천정은 너무 어지러워서 2017. 12. 14. 충주 남한강에서 11753

상고대 2017.12.19

첫눈

좋아봐라 그 사람이 꽃으로 보일거다 취해봐라 이 세상이 모두 보석으로 보일거다 찬란한 것은 순간이더군 아름다운 건 멈추지 않더군 여명이 길다면 아침은 오지 않으리 노을이 한 없다면 밤도 오지 않으리 불 타 오르는 것은 내일을 생각 하지 않지 주어진 순간을 다 하면 되니까 미련따윈 소용없어 존재를 확실히 인식 시켜야 하니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 어데로 갈까 어떻게 할까 순간의 선택은 즉석 기다려 주는 건 없으니 찾아야지 감각의 줄에 의존한 선택은 탁월 할 때가 많지 피해가는 실패라도 결정 했으니 뭣을 탓해 순간을 태우는 꽃눈 아래서 온통 하양세상 눈꽃 앞에서 2017. 11. 24. 임실 대정저수지에서 11750

상고대 2017.11.28

상처의 빈 나무

상처의 빈 나무 그게 나야 혼자서는 이룰 수 없어서 맨몸으로 기다렸던 거야 가다보면 바다가 되는 물처럼 때가 오면 깊은 상처에도 꽃이 필테지 혼신을 불사르지 않고 피어나는 꽃은 어디에도 없어 강은 차가워서 맑아지고 산은 비워져서 깊어지는 동한冬寒 멈춰 서 있으니 내 할 일이 뭐일까 이뤄 질 때까지 묵언수행默言修行이야 오체투지五體投地야 말없이 기다리는 바보 끝없이 지켜보는 멍청이 묵묵 담담 하기야 언젠가는 다가와 주는 그대 있으니 황홀한 일이지 별 볼 일 없어 보여도 기다리면 다가와서 피워 주겠지 온몸으로 맞는 순결의 꽃! 그게 당신이야 내 가슴에 큰 북 달아 놓으신 당신 때문에 가슴이 뜁니다 감당 할 수 없이 쿵쾅 거립니다 세포까지 번지는 북소리 "둥~둥~`" "두~우ㅇ~ 둥~`~" 다섯살 이이처럼 기쁩..

상고대 2017.02.07

서리꽃

한번쯤은 그대 곁에 다가가 꽃이 되고 싶었어 거치른 몸통 아픈 상처에 사뿐히 앉아 따듯한 위로 되고 싶었어 혼자서는 피울 수 없기에 지친 그대 몸에 닿아 이불처럼 포근한 순백의 꽃이 되고 싶었어 길은 길위에 있고 사랑안에 사랑있지요 마음속에 피는 겨울꽃 서리는 꽃이 되고 싶었습니다 마른 삭정이도 꽃이고 싶었습니다 꽃위에 꽃이 피어납니다 2017. 02. 21. 만항재 11656

상고대 2017.01.24

안개 꽃

구름이였다가 비였다가 강물이였다가 안개였다가 눈이 였다가 얼음도 되지 내 근원은 물방울 얼어 꽃이되고 싶었지 안개로 태어나 시린꽃이 되고 싶었어 열정을 품었으니 뜨건꽃이야 "활 활" 잠시만 머물다 갈래 아름다운 것은 잠깐이더군 어두운 삭정이에 앉아 순백의 꽃을 피우고 싶었어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하는거야 내 근원은 물방울 세상을 적시기도,얼리기도하지 한 번은 메마른가지에 꽃이 되어주고 싶었던 거야 2016.01.01. 한탄강 11554

상고대 2016.01.05

넌즈시

멈추지 말라고 바람이 말했습니다 뜻대로 하라고 파도가 일렀습니다 지워도 좋다고 안개가 속삭입니다 살다보면 감추고 싶은 것 뭐 없겠어 가다보면 지우고 싶은 것 뭐 없겠어 풍경을 지워야 다른 한 풍경 더 아름답다는 거라고 우리의 삶도 다는 드러내지 말라고 희노애락 살짝 덮어가며 살라고 안개가 넌즈시 말 건네 줍니다 2014.12.18 소양3교(-18.9℃) 11440

상고대 2014.12.23

순백의 꽃

산란하는 빛들이 격정의 춤을 추고 절정의 순간은 언제나 어지럽고 뜨거워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 한없이 빨려 들어 갔습니다 그 순백의 꽃들이 그 뜨거운 불덩이가 끌어 들였습니다 자신의 의지로는 통제 않되는 늪이였습니다 울타리가 무너지고 태양을 등진 태양이 껴안은 물체 모두가 살아서 가슴 가슴마다 꽃을 피웠습니다 그 황홀의 깊고 깊은 늪 뜨건 심장 가운데 빠져버린 허우적 그 다음의 몽롱함 동공이 풀리고 으슬으슬 뼈마디가 녹아 내렸습니다 "우 르 륵" "우 르 륵" 빈 버들가지 새벽 물안개 순백의 꽃을 피웠네 그래 뭐 하나 그냥 있어 준 것이 아니였어 11359

상고대 2013.12.24

새벽 江

속으로 불이 들어 있었나보다 감췄던 맘 모를 줄 알았니 보면 어지러운데 귀대면 신음소리 들려 오는데 자꾸만 뜨거 자꾸만 울려 또한 그리움 일진데 각진 심사 녹아 뭉그러지는데 심장에서 한없는 불이 일어 새. 벽. 江. 보고나면 그리움되는 만나면 몸살 나고마는 어찌하여 어찌하여 쎈것이 기다려지는 잠시 시간이 정지되는 이대로 숨막혀도 좋은 그.대.그.대.여. 2013.01.11. 춘천 소양3교에서 11274

상고대 2013.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