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53

빛은 무슨 색일까?

다양한 언어는 거침없는 소통이 되고변환의 생각으로 새로움을 접한다네누가 알겠나잠자는 사자의 이빨을날지 않는 독수리의 발톱을빛은 투명한 거라 빈틈없이 능청거리지만본질은 함부로 꺼내 들지 않는 거라네 보이는 것도아는 것도 전부 같지만 일부일 뿐이네비장의 무기는결정의 순간다른 모습으로 혼을 불사르는 거였네경기장의 선수처럼무대 위의 배우처럼잠재웠던 발톱을 꺼내들 일이네쓰지 않던 이빨을 보여 줄 일이네       당신은 무슨 색일까?단어가 부족하면 생각이 부족하지언어가 충만하면 소통이 부드럽지투과하는 사랑은 꺼지지 않네당신의 색을 내고 싶다고?직진만 하지말고꺾여도 보고받아도 주고어우러도 봐!

연꽃 2024.08.06

나란히

두배로 즐겁고두배로 행복한 것은나란히 함께 하기 때문인 거야반으로 우울하고반으로 쓸쓸한 것은나란히 기댈 짝이 없어서지여린 잎에게햇살을 가리지 마오!들판을 건널 땐 꽃이 만발했다 해도그 꽃을 따지도 마오!어깨를 맞대고 가는 것들은불행하지 않지모두 환하게 웃지          첫 꽃봉오리첫 여린 이파리시작부터 강한 것은 없습니다출발선에 선 연지에여리고 연약한 잎, 꽃에게보약 같은 햇살이 영양제를 쏘아줍니다비바람에 시달리며 견뎌내는 것이"진짜 아름다운 거야" 2024.06.12. 함양연지.

연꽃 2024.06.18

아주 예민하게

길을 나서면 길이 아닌 곳에 길이 생긴다네 새로운 길은 아닌 곳에서 태어난다네 산속 오솔길도 처음 누군가가 밟은 것이라네 바다에도 길이 있어서 물이 흐르고 물고기들이 자유롭다네 하늘에도 길이 있어서 가지 못하는 길을 보이지 않은 길을 새들이 오가고 구름이 거침없이 간다네 하물며 비의 길은 허공이라네 그대를 만나는 건 타이밍입니다 언제나 사랑 앞에서 기다림은 안개이고 만남은 번개입니다 연지에 폭우도 폭포 같습니다 무엇이 시간을 박살 낼 수 있을 까요? 거칠어서 끌러가고 빨라서 좋을 때도 있습니다 가장 맘에 드는 속도 오늘만큼은 당신을 분해하고 싶습니다 이번엔 1초도 아까워서 아주 예민하게 1/500~1/1,000초로 쪼겠습니다 세상을 삼킬 것 같은 당신의 거친 숨소리가 좋습니다 2023. 07. 20. 부..

연꽃 2023.07.25

폭우

작심을 하면 두려움이 도망가지 각오를 다지면 용기가 솟구치지 밀어붙일게 깨질듯한 천둥처럼 번쩍이는 벼락처럼 강하지만 간결하게 거칠지만 단아하게 압도할게 적당한 게 좋다면 그렇게 살아 하지만 고통은 두렵지 겪고 나면 그 고통이 널 파괴시키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맷집의 힘으로 단단해지는 거야 그래서 무지막지 달려가서 부딪칠 거야 깨울 거야 일으킬 거야 강하게 만들 거야 부여 궁남지

연꽃 2022.08.23

흔들리며 부드러워지고 감싸면서 부풀어 오르지 시간이 하는 일이야 세련이란 버림과 취함을 적절히 배합하며 숙성시키는 과정이야 어디서 가든 지름이 되는 거미줄의 중심처럼 팽팽과 느긋이 공존하지 않은 세상은 허술하게 무너지는 거였구나 무너지지 않고 꽃으로 오기까지 얼마나 먼길을 견디며 건너온 거니 향기로 거는 말이 몸으로 말하는 춤이 네게로 오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었구나 가장 즐거운 발걸음이었구나 그냥 꽃이겠어 바람을 건너 시간을 넘어 힘겹게 왔겠지 그냥 꽃이겠어 뿌리가 밀어주고 줄기가 받쳐줬겠지 아름다우면 돼! 향기로우면 돼! 2022. 07. 14. 함양 상림연지.

연꽃 2022.07.19

너니까

꾸미지 않아도 멋져 있는 그대로가 아름다워 꽃 위든 잎이든 네가 있는 곳, 거기가 세상의 중심이야 존재의 과시, 별거 있겠어 높은 곳에서 터질 듯 목청으로 노래하렴 "개개개개 비비비비......" 누굴 원망해 누굴 부러워해 폭염을 노래하는데 외로움은 견디는 게 아니라 누리는 거였구나 사랑은 달리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거였구나 터질 듯 목청이 멋져 너니까 너 다우니까 2022. 07. 07. 창원 주남지, 개개비

연꽃 202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