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143

시간의 길

가지가 남쪽으로 얼굴을 내밀듯냇물이 강으로 흩어져 모이듯순리를 거스르지 않고고집도 주장도 자랑도 설명도 않네경계를 따지지 않고 섞이어조화로이 따라가네견딘다는 것은 불사르다가와르르 내려놓는 것이네       순응 융화 포용 결단 단합 인내 양보 지속 겸허 관용등 뒤에는시련 인내 고난 감수......그 내력의 힘으로깊고 넓은 길을 내며 11월이 스칩니다물이 흐르듯세월이 쌓이듯  2024. 11. 5. 순창 강천산.

풍경 2024.11.12

그대의 一貫

꺼내 들 카드가 소진하면상상의 부재다결정적으로 믿는 그대무궁한 것은 중심이 된다무한한 것은 믿음이 된다위안이고 위로다실체에 느낌의 다가옴은 설렘이고떨림이고신세계다내가 휘청일 때 떠올리는그대의 일관은청정의 마음을 돌려준다그대도 흔들거리겠지만        암담할 때 떠오름으로 밝아질 수 있다흔들릴 때 함께 감으로 춤출 수 있다막막할 때 위안이 됨으로 노래할 수 있다.    2024. 10. 30. 평창 진조리.

풍경 2024.11.05

찬란한 사랑

고단하지만어느 날 황금빛으로 가득 채워질 때를 기다려 왔지반복하며 다졌어아무것도 걸림의 돌부리가 될 수 없어어느 것도 갈 길을 막지는 못해견딤의 다른 뜻이 위대란 것을 알고 있으니까바꿈의 댓가는 상반의 크기에 비례하지배합과 숙성을 조절한 시간은찬란한 사랑 마냥 우아한 것들은그저 화려해 보이는 것들은한결같이 험난한 물결을 제 속에다 남 모르게 감추고 건너서 왔던 거야       여기까지 오려고참았다아!시월아가을아내 사랑아! 2024. 10. 02. 하동 평사리.

풍경 2024.10.08

오래돼서 좋은

내가 맘대로 들어갈 곳은 빈 공간 내가 편히 쉴 곳은 낡고 오래된 넉넉 내가 좋아하는 것은 유리처럼 선명함 아닌 안개 같은 희미함 내가 취하고 싶은 것은 소나무처럼 꼿꼿함이 아닌 갈대 같은 흔들림 내가 함께하고 싶은 것은 낡고 헐렁한 츄리닝 금가고 깨진 질그릇 같은 오래된 것 내 사랑은 따질 것 없이 이해하고 받아 주었던 거 깐깐보다는 넉넉이었네 당신처럼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편안한 오래돼서 좋은 신발 같은 것이었네 허술이었네 깐깐하지 않기 분명하지도 않기 여명 안개 바람인 듯 밝음과 흐릿, 또렷과 희미 산정에 서면 커다란 그릇처럼 넉넉이 보이네 새벽은 언제나 도둑처럼 도망치고 버무리듯 비벼진 풍경 활용범위는 바다 같고 생각범위는 우물 같고 허용범위는 하늘 같네 안개호수는 넓고 깊고 넉넉하네 2023. ..

풍경 2023.06.06

천만다행

귀하신 몸이야 홀로일 때 멋지겠지만 대접받지 못하는 것들은 스스로 뭉쳐야 아름답지요 돌보는 몸이야 모셔 오겠지만은 천대받는 것들을 찾지 않으면 설곳 없지요 어디에서 어떻게 내일을 예측하지 못하는 전쟁터 다시 일어나려 서로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뿌리도 똘똘 묶었지요 무지막지 꽃도 펴대지요 대비의 힘, 그거 유일한 희망이라서 서러움도 잃었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가장 숙성된 날 목마르게 달라온 절정 어쩌지 못해 조산으로 피우는 꽃 천만다행 생의 꽃입니다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따져보니 그것이 없을 때 견딜 수 없는 거였네 햇살 바람 물 . . . 사랑 필수조건들 중에 무엇을 빼면 난 빨리 시들어 버릴까? 2022. 05. 26. 충주호.

풍경 2023.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