常綠樹상록수 수구리는 건 좀 야비한 것 같아 처음부터 하늘을 향했잖아 부끄럼은 없어야지 않겠어 鬱鬱靑靑(울울청청)해야지 변화의 무궁함이 시대의 적응이라지만 당당하게 한결로 엮어버린 푸르른 길을 어떻게 하라고 계절을 一貫(일관)으로 견딘다는 것은 운명이겠지 가지는 바람에게 맡겨도 보지만 몸통은 비에게 스며도 보지만 잎이야 내 자존심 푸르름을 잃으면 상록수가 아니지. 나무 2024.04.02
11월! 열병을 앓는 것은 역경이 아니라 내성이야 고통에 시달리는 것은 아픔이 아니라 경험이야 사랑이 끝나면 세상도 끝날 것 같지? 꽃들을 어디로 갔을까 아스라했던 아지랑이도 넘실거리는 폭풍도 지나가면 그뿐이지 달려가는 거야 성취가 아닌 변화를 위하여! 매미소리가 뚝 끊기면 여름은 죽었다 동백꽃이 시들지 않고 떨어지는 것처럼 오색단풍이 절정일 때 떠나가는 것처럼 사라지고 나서 더 아름다운 것이 있다 물려주고 물러나는 것들은 다 황홀하다 2022. 11. 2. 영양 자작나무 숲 나무 2022.11.08
말없는 이유 때를 위해 기다리는 거라고 추위도 아픔도 한 번 보상해 주려고 말없이 견뎌온 理由이유라고 꽃 오는 것은 등불처럼 가는 것은 나비처럼 優雅우아하게 端雅단아하게 햇살 따라왔다가 바람에게 半반 빗물에게 半반 다 내 주네 눈부신 부처 2021. 04. 03. 몽촌토성 나무 2021.04.06
머뭇거리지 마! 게으름은 신체에 퍼붓는 욕설이야 나태는 정신에 대하는 가학적 폭력이야 모르고 짓는 자신에 대한 죄악인 거지 머뭇거리지 마! 행동에서 새로움을 접하지 생각에서 새 세상을 만나지 실천이 우선이니 마음에 불을 지펴야 해 머뭇거리지 마! 나무 2021.03.02
나무 순리가 세상의 이치라면 물처럼 그냥 흘러 가리라 만나는 것 가리지 않고 보듬는 바람의 손이 되리라 넓고 길게 뻗어가는 시간에게 두둥실 등을 맞기리라 세월의 속살을 아우르며 강처럼 넓어진 가슴으로 내 아픔과 사랑을 온화하게 품으리라 어차피 세월이야 조각나는 것 형태는 사라지고 흔적만 남았네 기둥이야 불타고 지붕이야 부스러져 허망한데 그 옛날 榮華영화를 가늠하는 주춧돌만 고스란히 남아서 "여기가 거기지" 폐사지 성벽 타고 천년을 말없이 지켜온 노거수 오~~~오~~ 오~! 살아있는 부처님이시여 위로하듯 새벽별이 빛나네 원주 거돈사지에서 나무 2020.10.20
숲 상상이 빗나갈까봐 밀어 붙힙니다 아니라 해도 거스르지않고 흘러가는 물처럼 합류되겠지요 멈추지 않고 걷다보면 ‘멀리도 왔구나’ 돌아 본 길이 아득합니다 꼰득한 긴장은 늘 스릴이 넘칩니다 그대라는 숲 빗나가지 않아서 충분히 나를 위로해 줍니다 2019.10.26.평창 나무 2019.10.29
천국으로 비틀거릴 때 당신이 지켜주었습니다 당신은 등불입니다 지쳐있을 때 당신은 빛 밝혔습니다 당신은 별입니다 아픔이 있을때 당신은 항상 웃었지요 당신은 꽃입니다 이제 제 가슴에서 지지않고 다시 태어나는 등대 별 꽃 입니다 아!어.머.니.어머니의 영정사진을 봉은사에 모시고 오던 날.. 나무 2017.12.13
겨울나무 잎 떨궜으니 스치는 바람 자유롭겠네 짐 내린 빈 몸 먼 길 가볍게 가겠네 어깨사이 하늘은 더 넓어졌고 머리위 태양은 여전히 빛나네 가끔은 어둡고 적적한 날있어 먼훗날 빛나고 싱그런 날있지 나무 2016.11.29
당신 때문에 몹시 어지러워라 11월 가을은 저마다 어떻게 든 딱 한 번은 놀랍게도 무결점의 풍경으로 다가오는 군 상상과 경험이 무색해 질 때 비로소 느끼는 황홀경 오후 늦은 아찔한 빛으로 그걸 주고 싶었 군 절정 그 순간 숨 막혀 기절 하겠네 당신 때문에 몹시 어지러워라 참 아찔 하여라 느티고목 오색단풍 그늘.. 나무 2016.11.15
천국같은 감옥 아 11월! 풍경의 협공난공불락이다앞 뒤 옆 사방은 나무잎 산불꼼짝없이 갇혔다옴싹 달싹 나가고 싶지않은 천국같은 감옥 아 11월! 계절이 달궈 논 그대 뜨건 가슴에 안기여 하나의 숨되고 싶다 제천 나무 2016.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