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15

카멜리아

눈밭에 갇혀 눈세상에 빠지 길 바랬지 섬에 갇혀 그 섬에만 있었으면 희망했지 당신에 갇혀 당신만 알았으면 좋겠어 헤어나고 싶지 않아서 파묻히면 단순함의 행복이 얼마나 큰 걸까? 천만 가지를 누리는 호사보다는 단지 당신이 손목을 잡아준다면 먹지 않아도 배 부르겠네 풍랑이 바닷길을 지웠다 어쩔 수 없이 삼일 간 섬에 갇혔다 안다는 것은 스쳤던 것이 와닿고 보았던 것을 느낀 길 때 오는 것 지워진 곳에 알지 못했던 다른 길이 생겨난다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다독이는 결단은 독하다 시들기 전에 기꺼이 떨쳐내는 동백의 낙화처럼 슬픔 뒤에서 평화가 살며시 웃고 있었다. 2024. 03. 04~ 07. 거제 지심도.

동백 2024.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