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 7

곤고의 꽃

困苦 (곤고)의 시기에 꿈을 꾸지 상반돼야 결속의 에너지가 커지거든 다지고 다진 결속은 무슨 힘으로도 깰 수는 없어 좋은 시절에 화려한 꽃들이 향기롭겠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상상을 넘어 꽃 아닌 꽃을 피우고 싶었어 동굴 속에서 빛을 발하는 반딧벌래처럼 험난이 빛이 되는 꽃이 되고 싶었어 화려하게 화끈하게 단지 순간일지라도 극복을 넘어서야 부끄러움이 사라지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는 거짓이 없으니까 순수의 세상의 절정은 늘 극한의 자연 뿐이야 천상의 고원 만항재에서는 습기를 보내지 않고 피어나는 상고대 꽃이 되더군 2024. 01. 19. 만항재 상고대.

상고대 2024.01.23

안개 꽃 #

바람이 밀어낸 오라기 강이 토해낸 입김 안개 꽃 마음대로 왔다 제멋으로 가는데 난 줄곧 멍하니 서서 그대 끝을 생각하네 대단한 영하의 날씨(-19도)다 몇번의 소양강 상고대 촬영 시도였기에 이번 만큼은 소양3교 한 곳에서 사진을 담으리라 다짐 해 본다 강추위속 여명이 가시면서 피어나는 거대 물기둥으로 솟는 물안개 느낌이 심상치않다 사진은 발품이란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많은 진사님들이 5교로 몰린탓에 이곳은 한산하다 나뭇가지에 햇빛이 비추기 시작한 것은 일출후 한시간 눈부신 안개꽃이다 절정의 모습이다 말 않고 해야지 사랑 안개꽃이 일려줬다 11045

상고대 2011.02.08

안개 꽃

심오한 겨울 강이 숨 쉰다 빠르고 긴 호흡 그입김 걸하다 부시게 투박한 기름진 아침 춤추는 영혼에 머무름의 처벌이 "너 였구나" 안개 꽃 잠시만 있다 갈께 그때 까지만 함께 해 줘 잠시라도 네게 순백의 꽃이 될래 영혼의 꽃이 될래 .......... 해가뜨면 지는 꽃이기에 마음을 바쁘게 만드는 갈망의 꽃 물안개가 만든 순간의 꽃이다 날이 밝으면서 소양강에 피어나는 꽃이지만 기온차 많고 습도높은 강추위 속에 까다로운 꽃이다 이어지는 강추위로 소양강변 안개꽃은 연일 감탄을 자아낸다 물안개의 량과 추위의 강도로 매번 모습이 다르지만 언제나 환상이다 안개와 어우러진 희미한 풍경속에 있으면 선계 따로 있을까? 안기고 싶다 걸어 들어 가고 싶다 머물고 싶다 하지만 아쉬움의 순간은 단 두어시간 햇살속으로 사라진다 그..

상고대 2011.01.24

어리석은 꿈

희미해도 좋다 꽉차라,사랑아 사라져도 좋다 넘쳐라,사랑아 있을때 까지만 그렇게 하거라 어짜피 어리석은 꿈속에 사나니 생겨 나는 게 너무도 많다 물러 나는 것 또한 너무도 많다 밤이 새벽에 밀려나고 안개가 햇빛에 밀려나고.... 밤안개로,새벽 물안개로 피어난 버드나무가지로 곱게핀 상고대 역시 아침 햇쌀에 일순간 밀려나고... 피어 나는 것의 숭고함 죽어 가는 것의 처절함 극적 반전이 혹한의 날씨에 반복 되다니.... 춘천 소양5교에서 소양6교 사이에서 그것을 느끼고 만끽한 댓가로 손발이 아린 15도 영하의 날씨를 서너시간 잊어야 했다 11030

상고대 2011.01.04

나무가 구름에게

오면 가 버리는 비 바람아 이슬아 서리야 끊임없이 흘러 가는 밤과 낮아 계절아 세월아 오면 막지 않았다 가도 잡지 못했다 변화무상 울고 웃던 하늘을 향해 꿈꾸던 오랜 희망의 자욱들아 절망하던 아픈 상처의 흔적들아 어두운 땅바닥에서 보이지 않게 숨어 흔들리고 부러져도 묵묵히 지탱해준 나의 고마운 뿌리야 너로 인하여 슬퍼도 기뻐도 천년을 살련다 죽어서도 그렇게 ...... 영동지방에 폭설이 내렸다 새벽4시반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눈내린 주말 태백산 등산인파의 랜턴 빛이 등산로를 따라 어두운 길을 밝힌다 오를 수록 바람이 세차다 구름이 쉬임없이 흘러가고 기온은 더 낮다 다행이 추위속에 상고대가 피어 있었다 시린 발을 구르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나올 것 같지 않던 해가 뜨고 햇살이 태백산 주목의..

상고대 2010.02.24

하늘위를 걷다(2)

함께 걸어요 하늘까지 길이 열려 있어요 손잡고 걸어요 바람이 불어오는 끝까지요 구름속을 걸어요 산능선 끝에서면 바다가 만져져요 하늘위를 걸어요 사랑의 허기가 채워져요 울산의 정자해변에서 부터 주문진까지 해안도로를 타고 운전을 했다 비오는 항구마다 풍기는 낯선 비린내움이 여행자의 느낌으로선 괜찮다 7번국도의 비켜선 바닷가 마을들은 언제나 새롭고 아름답다 동해의 파도는 거칠었다 무녕왕릉앞 갈매기때 병곡마을의 커단 파도 강구항의 정박된 어선 파란바다의 삼척 해안도로 양미리와 도루묵이 많이 잡히는 소박한 묵호바다에서 하루를 거했다 여행중 처음부터 비를 맞은 건 처음이다 행여나 기대하는 일출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아논 구름 낀 하늘 강릉쯤 왔을땐 하늘이 열렸다 대관령 삼양목장의 풍력발전기와 상고대 핀 장엄 한 풍경..

상고대 2009.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