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에 갇혀 눈세상에 빠지 길 바랬지
섬에 갇혀 그 섬에만 있었으면 희망했지
당신에 갇혀 당신만 알았으면 좋겠어
헤어나고 싶지 않아서
파묻히면
단순함의 행복이 얼마나 큰 걸까?
천만 가지를 누리는 호사보다는
단지 당신이 손목을 잡아준다면
먹지 않아도 배 부르겠네
풍랑이 바닷길을 지웠다
어쩔 수 없이 삼일 간 섬에 갇혔다
안다는 것은
스쳤던 것이 와닿고
보았던 것을 느낀 길 때 오는 것
지워진 곳에 알지 못했던
다른 길이 생겨난다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다독이는 결단은 독하다
시들기 전에
기꺼이 떨쳐내는
동백의 낙화처럼
슬픔 뒤에서
평화가 살며시 웃고 있었다.
2024. 03. 04~ 07. 거제 지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