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을 앓는 것은
역경이 아니라 내성이야
고통에 시달리는 것은
아픔이 아니라 경험이야
사랑이 끝나면 세상도 끝날 것 같지?
꽃들을 어디로 갔을까
아스라했던 아지랑이도
넘실거리는 폭풍도 지나가면 그뿐이지
달려가는 거야
성취가 아닌
변화를 위하여!
매미소리가 뚝 끊기면
여름은 죽었다
동백꽃이 시들지 않고 떨어지는 것처럼
오색단풍이 절정일 때 떠나가는 것처럼
사라지고 나서
더 아름다운 것이 있다
물려주고 물러나는 것들은
다 황홀하다
2022. 11. 2. 영양 자작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