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처럼 남아 있지는 마
나무처럼 서 있지도 마
한 낮 햇살은 잠시에 불과하지
미련 따윈 버려
지나가 버리면 그게 다 라 생각해 줘
혼신이란 기존을 파괴시키는 일
본연의 모습일랑 잊어버려
산란하여 다시 태어 나든가
반사되어 소모하는 거야
直言직언이 위험하듯
물의 결을 따라서
바람의 자국을 빌러서
돌려 말해 줘
생각을 짚어봐야 하니까
아련하게
아찔하게
크다고 좋은 게 아니야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야
높은 산, 넓은 바다가 아니어도
내 집 작은 마당
내 사랑하는 사람
그것만으로 세상이 부족할 수 있지
작은 항구에 빛이 내려와 놀았지
소슬한 바람 불고
잔잔한 물결이 다였어
더한 바램은 허영이라고
산란 반사 분산 투영을
알처럼 슬겼던 거야
벅찬 감정에 꿈인 줄 알 았어
눈이 부셨지
2021. 01. 07. 양양 기사문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