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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멀다!

행여나 자리를 비워둔 사이 놓쳐 버릴 것 같아 안절부절 하지만 그것은 조급함 일 뿐이야 본능에 의지하는 힘은 기다림이 앙금으로 깔려있지 세상이 험해진 탓이야 알 수는 없지만 예상모를 봄 같은 겨울일 줄이야 성금 한 것들은 가짜야 위장된 것들로 즐비해서 찾아오는 불안 때문에 잠식되는 건 영혼뿐 때를 믿어야지 기다림을 신뢰해야지 가는 길도 오는 길도 통, 모르겠는데 꿰뚫고 있었구나 길, 멀다~~~ 날아야지 때를 믿고서 오는 꽃 때를 알고서 가는 새 봄과 겨울의 틈새에 본능이 꿈틀 거리는 들판입니다 반복의 오랜 시간에 보이지 않는 숨은 곳에서의 숨바꼭질처럼 게임이 끝나고 시작되네요 떨치고 맞이하는 봄의 길녘으로 마음을 달리고 싶어 지네요 2024. 02. 15. 순천만 흑두루미.

2024.02.20

自己愛

내가 나를 사랑해야지 누구를 의식하랴 잠시라서 찬란하잖아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것 만들었잖아 나만의 세상 환하게 만들었잖아 무엇을 부러워하랴 내가 나를 사랑해야지 주위를 의식하지 않고 어떡하면 자신만만할까? 오랫동안 간직하려 하는데 남보다 멀리 가려고 남보다 높이 날려고 해도 모자람뿐인데 갈 길은 멀도 남들은 앞서고 나는 뒤에만 있는데...... 2024. 02, 02. 만항재,

상고대 2024.02.06

곤고의 꽃

困苦 (곤고)의 시기에 꿈을 꾸지 상반돼야 결속의 에너지가 커지거든 다지고 다진 결속은 무슨 힘으로도 깰 수는 없어 좋은 시절에 화려한 꽃들이 향기롭겠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라도 상상을 넘어 꽃 아닌 꽃을 피우고 싶었어 동굴 속에서 빛을 발하는 반딧벌래처럼 험난이 빛이 되는 꽃이 되고 싶었어 화려하게 화끈하게 단지 순간일지라도 극복을 넘어서야 부끄러움이 사라지지 최선을 다한다는 것에는 거짓이 없으니까 순수의 세상의 절정은 늘 극한의 자연 뿐이야 천상의 고원 만항재에서는 습기를 보내지 않고 피어나는 상고대 꽃이 되더군 2024. 01. 19. 만항재 상고대.

상고대 2024.01.23

그래서 좋아

화려하지도 않고 뛰어나지도 않아 머무르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지 은근슬쩍 왔다가 은근쓸쩍 떠나지 모르는 척 감당의 몫으로 남겨 두지 가늠 못할 깊이 때문에 발목을 잡혔어 마음을 뺏겼어 그래서 당신이 좋아 좋아한다고 잡을 수 있을까 사랑한다고 품을 수 있을까 내 뜻이 아닌 것임으로 그저 바라 다 볼 일 그저 지켜볼 일이지 2023. 12. 13. 거창 대야리.

호수 2023.12.19

경건한 그대

마음을 가라앉히고 무중력의 진공 속에 있는 듯 당신과의 만남을 기다립니다 기대에 미치든 못하든 내 뜻이 아닌 것을 운명이라 여기는 믿음은 희열과 실망의 커더런 충격에서 완충되지요 덤덤함에서 무한의 에너지가 지치지 않고 뿜어 납니다 줄기차게 이어 갈 수 있는 길은 경건히 대할 수 있는 숭배 새벽기운은 한도 없이 시린데 미소로 얼굴을 내민 화사한 그대 휘오리 같은 기운의 붕대에 칭칭 감기여 난, 마비됩니다 추운 겨울이 따듯한 까닭은 노을이 뜨거워서야 오래가지 않지 기다리지도 않지 아주 짧지 아주 순식간이지 "그래도 난, 그대로야 " 알아서 보래 알아서 느끼래 (당신은 무한, 나는 유한) 2023. 12. 06. 임원항

해돋이,넘이 2023.12.12

새로운 세상

망설이다가 놓쳐 버렸지 두들기다가 도망가 버렸지 "눈을 떴으면 이불을 박차렴" "이거다 싶으면 꽉 잡으렴" 시작 없이 끝이 없지 용기 없이 실천 없지 사랑 없이 새로운 세상은 없는 거야. 예상을 하고서 실천을 한다면 모르는 세상을 알 수가 없지요 상상으로는 만난 수없는 현장 앞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경험 비가 오면 비를 느끼고 바람 불면 바람을 친구하고 구름 가득한 날엔 환한 날을 그리워합니다.

밤풍경 2023.12.05

멀리서

시작점의 지속되는 샘물 같은 어두운 곳에서 길을 안내하는 등불 같은 사랑이여 넘치지 않음을 조급해 않으리 찬란하지 못 함을 안쓰러워 않으리 시공의 거리는 그저 껍데기 가까운 것은 빠르게 스쳐가고 멀리 있는 것은 별처럼 숨차게 따라오지도 않지 자그마한 가슴으로 멀리멀리 지켜볼 수 있어 존재 없이도 기억될 수 있다면 어느 때든 어디서든 살아있는 알맹이 지치지 않을 영혼이여! 부초는 가라앉은 지 오래되고 낙엽 지고 허허로운 빈자리에 떠나지 않을 앙상을 채우려고 무던하게 피어오르는 새벽안개 11월의 우포늪입니다.

우포 202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