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란히 젖네

영원과 하루 2023. 9. 26. 04:15

폭우가 길을 막고

눈보라가 발을 묶지

몰아쳐서 오는 것에는

무대책이 대책이야

내가 다가갈 때도 그랬을까?

당신이 올 때도 그랬지

갈절히 원했던

무대책에 포위되어

꽉, 닫혀버린 세상

생각이 증발하고

사지가 마비되지

판단력이 무너져 

한 곳에 함빡 빠져버린

단순이 전부라니?

고스란히

젖네

 

 

 

 

 

 

 

 

 

바람의 온도가 바뀌면

쏴 돌아다니기 좋을 때지요

거칠 것 없이 열매는 붉어지고요

하늘은 겁도 없이 높아집니다

폭우가 길을 막고서

젖은 잎은 보라 하네요

바람이 비를 흔들며

소리를 들으라 하네요

산사의 방에 갇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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