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천지에
지팡이로 당신을 두두리네
당신의 얼굴
당신의 모습
다 보이면 뭘 해
껍데기 뿐인 걸
숨결을 읽으려고
아득한 길
광명천지라지만
지팡이로 당신을 두두리며 가네
지나간 후,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노을처럼
곁에 있었을 땐 몰랐었는데
떠나간 가을이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네
어머니를 잃고서 만난 이모님처럼 반가웠네
아버지를 잃고서 만난 작은 아버지처럼 눈물겨웠네
늘상이던 것
평범하여 귀한 줄 모르고 살았는 데
환히 보이던 것
바로 바라보지 못했는 데
가버린 가을이
진해 내수면에 남아서
살아가는 일
청맹과니 되지 말라고 일러주네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