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4

난무한 무법자

산하를 불 지른 亂舞(난무)한 無法者(무법자) 매화, 산수유, 연두이파리...... 한가했던 물가의 물고기 자유로운 유영은 어디까지 넘실거릴까? 軟豆(연두)의 달려갈 곳은 검푸른 초록의 바다 확신이 넘쳐흐르네 아름다운 것은 침략자처럼 거침없이 이글거리며 달려가네. "탕" 소리를 기다리는 출발선의 마라토너처럼 시작의 총성 연두가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아가처럼 연약해 보이지만 시간의 탄력을 받고 전사처럼 푸르름의 갑옷을 갈아입겠지요 견디어 기다린 용광로 꽃들에게 잎들에게 새롭게 시작하는 숨 쉬는 생명들에게 힘찬 응원을 하고 싶은 3월입니다. 2024. 03. 21. 섬진강에서.

바람 2024.03.26

뿌리

중심을 잃지 않으려 실체인 양 그림자(가짜)를 만들어 놓고서 힘을 영유하는 독재자처럼 상처를 위장하려 덮어놓은 반창고처럼 본래를 발아래 감추고 줄기는 갑옷같이 위엄 있게 가지는 날개처럼 자유롭게 넘실넘실 춤추게 하는 거야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부러지진 않잖아 깊게 있는 게 의연한 것이라고? 갑갑도 모르는 말씀이야 굳센 지배가 다 무슨 소용이야 억압된 자유뿐인 걸 어쩌면 강하다는 모든 기준의 뿌리는 헛점의 거짓된 완성품인 거지 다음엔 내가 이파리 할게 아니, 머물러 떠돌지 못하는 나무가 아니라 마음대로 허공을 가로졌는 새나 나비로 태어날래. 뿌리를 믿지 못하는 나뭇가지는 흔들리지 못하겠지 줄기를 사랑하지 않는 이파리는 맘 놓고서 춤출수가 없을 테지 든든하게 믿게 해 놓고 아무도 모르게 날개를 꿈꾸는 내..

바람 2024.03.19

카멜리아

눈밭에 갇혀 눈세상에 빠지 길 바랬지 섬에 갇혀 그 섬에만 있었으면 희망했지 당신에 갇혀 당신만 알았으면 좋겠어 헤어나고 싶지 않아서 파묻히면 단순함의 행복이 얼마나 큰 걸까? 천만 가지를 누리는 호사보다는 단지 당신이 손목을 잡아준다면 먹지 않아도 배 부르겠네 풍랑이 바닷길을 지웠다 어쩔 수 없이 삼일 간 섬에 갇혔다 안다는 것은 스쳤던 것이 와닿고 보았던 것을 느낀 길 때 오는 것 지워진 곳에 알지 못했던 다른 길이 생겨난다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다독이는 결단은 독하다 시들기 전에 기꺼이 떨쳐내는 동백의 낙화처럼 슬픔 뒤에서 평화가 살며시 웃고 있었다. 2024. 03. 04~ 07. 거제 지심도.

동백 2024.03.12

그 순간

내가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알려고 하는 것이 아니야 사랑하고 싶어서야 소용돌이치든 잠잠해지든 상관없이 지켜있지 지겹지 않고 지지치도 않아 무단해서 좋아 더 아름다운 세상없지 그러면 됐지. 당신이 출렁일 때 당신의 뜻이겠어? 가만 놔주지 않은 바람이 없으려고 마구 흔들어놓는 파도는 없으려고 나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래 내가 출렁일 때 당신도 출렁이면 혼란스럽잖아 기다리면 본연으로 돌아오는 거니까.

흐름 2024.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