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뿌리

영원과 하루 2024. 3. 19. 04:20

 중심을 잃지 않으려
실체인 양
그림자(가짜)를 만들어 놓고서
힘을 영유하는 독재자처럼
상처를 위장하려 덮어놓은 반창고처럼
 
본래를 발아래 감추고
줄기는 갑옷같이 위엄 있게
가지는 날개처럼 자유롭게
넘실넘실 춤추게 하는 거야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부러지진 않잖아
깊게 있는 게 의연한 것이라고?
갑갑도 모르는 말씀이야
굳센 지배가 다 무슨 소용이야
억압된 자유뿐인 걸
 
어쩌면 강하다는
모든 기준의 뿌리는
헛점의 거짓된 완성품인 거지
 
다음엔 내가 이파리 할게
아니, 머물러 떠돌지 못하는 나무가 아니라
마음대로 
허공을 가로졌는 새나 나비로 태어날래.

 

 

 

 

 

 

 

 

 
 뿌리를 믿지 못하는
나뭇가지는 
흔들리지 못하겠지
줄기를 사랑하지 않는
이파리는 맘 놓고서
춤출수가 없을 테지
든든하게  믿게 해 놓고
아무도 모르게
날개를 꿈꾸는 내가
가짜인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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