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 4

아주 예민하게

길을 나서면 길이 아닌 곳에 길이 생긴다네 새로운 길은 아닌 곳에서 태어난다네 산속 오솔길도 처음 누군가가 밟은 것이라네 바다에도 길이 있어서 물이 흐르고 물고기들이 자유롭다네 하늘에도 길이 있어서 가지 못하는 길을 보이지 않은 길을 새들이 오가고 구름이 거침없이 간다네 하물며 비의 길은 허공이라네 그대를 만나는 건 타이밍입니다 언제나 사랑 앞에서 기다림은 안개이고 만남은 번개입니다 연지에 폭우도 폭포 같습니다 무엇이 시간을 박살 낼 수 있을 까요? 거칠어서 끌러가고 빨라서 좋을 때도 있습니다 가장 맘에 드는 속도 오늘만큼은 당신을 분해하고 싶습니다 이번엔 1초도 아까워서 아주 예민하게 1/500~1/1,000초로 쪼겠습니다 세상을 삼킬 것 같은 당신의 거친 숨소리가 좋습니다 2023. 07. 20. 부..

연꽃 2023.07.25

꽃처럼

꽃을 만나고 바람을 만나네 비를 맞고 안갯속을 거니네 꽃이라서 바람이라서 비라서 안개라서 제각기 아름답네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화려하지 않아도 유별나지 않아도 어울려 멋지네 들꽃처럼 나 아닌 것 나뿐이네 너 다운 것 너밖에 없네 모든 꽃들 당당하므로 자만해도 좋겠네 어릴 때 그랬지 형, 누나 있으면 가만있어도 이긴다고 건드리기만 하면 떼 지어 합세했지 한통속아란 울타리가 얼마나 든든한 건가 뭉쳐져 모인 힘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지 형제자매의 힘으로 든든했지 홀로 외로운 것들 모여 힘없는 것 없네 즈들끼리 그러한 것들 어울려 칙칙한 것 없네 떼어내어 하나인 것들 뭉쳐서 둘이 넷 되고 뭉쳐서 10이 1000되네 2023. 06. 26. 천사섬 도초도, 팽나무 10리 길.

안개 2023.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