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길을 막고
눈보라가 발을 묶지
몰아쳐서 오는 것에는
무대책이 대책이야
내가 다가갈 때도 그랬을까?
당신이 올 때도 그랬지
갈절히 원했던
무대책에 포위되어
꽉, 닫혀버린 세상
생각이 증발하고
사지가 마비되지
판단력이 무너져
한 곳에 함빡 빠져버린
단순이 전부라니?
고스란히
젖네
바람의 온도가 바뀌면
쏴 돌아다니기 좋을 때지요
거칠 것 없이 열매는 붉어지고요
하늘은 겁도 없이 높아집니다
폭우가 길을 막고서
젖은 잎은 보라 하네요
바람이 비를 흔들며
소리를 들으라 하네요
산사의 방에 갇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