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다가와
준비가 안 됐더랬지
느끼려니 했는데
숨소리 한 번 스쳤을까?
손을 내밀기도 전에
민망한 작별을 서두르다니
그럭저럭 모르게 밍밍 할 것이지
눈부셔 휘둥거리며 바라만 봤지
휘저으며 가슴을 관통 하지나 말든지
가는 그댄 샤프하겠지만
남은 나는 미련하지
에라!
몹쓸 사랑아.
고여 있으면 썩는다지만
머물러 있으면 식는다지만
얼굴은 본건가?
감도 못 잡았는 데
이리 휘집고서 가시다니
또 기다리게 하시다니
눈길을 주지나 말던지
멋이나 없던지
갈 거라면
왜, 서럽게
스스로의 풍경을 명작으로 만드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