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의 궁전

영원과 하루 2019. 6. 4. 04:20



가린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야

가려운 세포들이 옛 것을 기억해 내지

쉬지않고 몰려드는 바람의 패거리

풀잎마다

가지마다 잠을 깨우잖아

바람의 궁전였던

옛날을 잊지못해서야


덮는다고 지워지는 건 아니야

그리움은  하염없이 과거로 생각의 화살을 돌리지

감쪽같이 숨겨졌지만 그건 겉모습 뿐

틈새를 뚫고서 속으로 이어져가는 염생의 생명력

띠풀의 바다여

나무의 바다여

바람의 바다여






















































바다를 메워 육지를 만들었습니다

바람은 아직도 여기가 바다인 줄알고

풀잎마다 가지마다 물결을 일게 합니다

처음엔 띠풀이 덮더니

이제는 버드나무가 그늘을 드리웁니다

조그만 습지마다

어떻게 옛날을 기억했는지

염생의 풀들이 자기들 고향이라고 고개를 들었습니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그리움이란 원천

이보다 큰 힘은 없는 거 같습니다



2019.05.30. 화성 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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