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 5

천만다행

귀하신 몸이야 홀로일 때 멋지겠지만 대접받지 못하는 것들은 스스로 뭉쳐야 아름답지요 돌보는 몸이야 모셔 오겠지만은 천대받는 것들을 찾지 않으면 설곳 없지요 어디에서 어떻게 내일을 예측하지 못하는 전쟁터 다시 일어나려 서로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뿌리도 똘똘 묶었지요 무지막지 꽃도 펴대지요 대비의 힘, 그거 유일한 희망이라서 서러움도 잃었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가장 숙성된 날 목마르게 달라온 절정 어쩌지 못해 조산으로 피우는 꽃 천만다행 생의 꽃입니다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따져보니 그것이 없을 때 견딜 수 없는 거였네 햇살 바람 물 . . . 사랑 필수조건들 중에 무엇을 빼면 난 빨리 시들어 버릴까? 2022. 05. 26. 충주호.

풍경 2023.05.28

그만큼

안개가 가둬 놓은 호수의 숨소리가 고요해서 경견 하지 않으면 죄 짓는 것만 같네 들숨으로 새벽을 마시면 나도 번잡을 지울 수 있을까? 날 숨으로 아침을 내쉬면 욕심을 다 뱉어낼 수 있을까? 멀리 말고 가까운 것에 다하라 하네 많이 말고 주어진 것에 몰입하라 하네 희귀할수록 가치가 더하고 절실할수록 목마르지요 넉넉하지 않으면 세상이 선명해집니다 아쉬움의 잠을 깨워주는 건 부족함입니다 안개가 새벽을 가둬놓고 그만큼이라 합니다 2023. 05. 09. 우포

우포 2023.05.16

사랑의 힘

상상력을 펼치면 항상 희망에 넘치지 당신을 만나는 일이 언제나 그래 아무리 멋졌던 일들도 멋질 거란 생각을 이길 수는 없어 더 다가갈 수 없는 안갯속 풍경처럼 다 피지 않은 꽃 봉오리처럼 다가가려는 것에 대한 떨림과 기대가 주는 설렘보다 행복한 게 있을까? 볼 수 없다면 갈증으로 시달릴 거야 만날 수 없다면 안쓰러움으로 말라갈 거야 느낄 수 없다면 아는 것 따윈 아무 소용없겠지 상상 속의 풍경이 현실이 된다면 결과 말고 시도가 훨씬 소중한 거지 펑펑 시들고 싶지 않아 사랑의 힘이 솟아나기 때문이지 2023. 04. 28. 대청호에서

호수 2023.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