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만나고
바람을 만나네
비를 맞고
안갯속을 거니네
꽃이라서 바람이라서
비라서 안개라서
제각기 아름답네
너는 너답게
나는 나답게
화려하지 않아도
유별나지 않아도
어울려 멋지네
들꽃처럼
나 아닌 것 나뿐이네
너 다운 것 너밖에 없네
모든 꽃들
당당하므로 자만해도 좋겠네
어릴 때 그랬지
형, 누나 있으면
가만있어도 이긴다고
건드리기만 하면
떼 지어 합세했지
한통속아란 울타리가
얼마나 든든한 건가
뭉쳐져 모인 힘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지
형제자매의 힘으로 든든했지
홀로 외로운 것들
모여 힘없는 것 없네
즈들끼리 그러한 것들
어울려 칙칙한 것 없네
떼어내어 하나인 것들
뭉쳐서 둘이 넷 되고
뭉쳐서 10이 1000되네
2023. 06. 26. 천사섬 도초도, 팽나무 10리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