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 얻지 못했더라도
당신 생각하면
두근대는 가슴 뜨거워지지
‘그래도 세상 헛살지는 않았구나’
추억의 단층 속에는
층층이 당신이 새겨져 있네
바람 불고 푸르른 날이면
나이테 같은
엷은 단층 하나 덧칠하고 싶어
무거운 것일랑
다 덜어내고
가을엔
새벽잠 깨어
붉은 해 가슴에 안고서
지난 일 되새기면서
세상 끝까지라도 걸어가고 싶어
자유롭게
새들처럼
가을엔
잡초도 꽃으로 보이네
카메라를 메면
풍경이 그림일쎄
꽃이라 생각하니
뽑을 풀 없고
보석이라 생각하니
버릴 돌 없네
전북 부안 변산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