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리 고요를 집어넣으면
고요 속으로 스며드는 사랑은
시끄럽진 않겠지
긴 듯 아닌 듯
오래 가야지
마른 꽃잎이 덜 변하 듯
수분을 빼면 유통기한도 연장될 테지
화석 속의 머나먼 벌레처럼
시간을 덮고 덮으면 고요에 이르네
내 사랑 더 이상은 바랄 것 없네
보태지 않아도
아득하길 바라네
바람을 죽이고
파도를 잠들게 해야지
더하지 말고 덜어내야지
짧게 말고 길게 갈 거야
걸어가다 만들어지는 것
그게 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