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으로 세월의 바람 들여
가을을 태우는 왕버들 울음소리
"우우웅"
환청인가 들려오네
숨 쉴 날 머지않았음에도
피기를 지기를......
두껍게 접어놓은
퇴적의 세월층 앞에
고개 숙이고 싶네
허리 밑
물 잠긴 체로
관절 마비되고 부러져도
푸르른 날들 건너 온
왕버들 투박한 껍질 위로
안개를 밀고 불어오는
시린 바람이 아리네.
지탱해 주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모든 꽃들이 피어난다
주산지 왕버들
인내가 꽃이다
2021. 11. 05. 청송 주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