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주산지 왕버들

영원과 하루 2021. 11. 16. 04:07

몸속으로 세월의 바람 들여

가을을 태우는 왕버들 울음소리

"우우웅"

환청인가 들려오네
숨 쉴 날 머지않았음에도

피기를 지기를......
두껍게 접어놓은

퇴적의 세월층 앞에 

고개 숙이고 싶네
허리 밑

물 잠긴 체로

관절 마비되고 부러져도
푸르른 날들 건너 온

왕버들 투박한 껍질 위로

안개를 밀고 불어오는

시린 바람이 아리네.

 

 

 

 

 

 

 

 

 

 

 

 

 

 

 

 

 

 

 

 

 

 

 

 

 

 

지탱해 주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모든 꽃들이 피어난다

주산지 왕버들

인내가 꽃이다

 

 

2021. 11. 05. 청송 주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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