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빈자리

영원과 하루 2020. 6. 23. 04:12

어디, 여유가 있을라구

기다리는 거지

얼마나 삭막한지는 누가 알랴

빈틈 사이로 들어가는 거야

그래도 그게 어디냐

숨 쉬고 뿌리내리면

기꺼이 꽃필 날 있는 거니까

길게는 사치

여유는 건방

산다는 건

짜임새 있게 재단해야만  건너는 강이야

주어진 시공, 한 번뿐

야물게

강하게

사랑해야지

 

 

 

 

 

 

 

 

 

 

 

 

 

 

 

 

 

 

 

 

 

 

 

 

 

 

 

 

 

 

나는 요

개꽃아재비

나는 요

가장 낮은 곳에서

헐떡이며 여름을 뛰어가는 

갯메꽃, 도꼬마리, 여뀌, 개망초, ......풀

기댈 이  없는 곳에서

씨 뿌리고,

싹 내고

꽃 피고

열매 맺고

여유라곤 한 끗도 없기에

힘줄처럼 질지지요

한 시 숨 가쁠 날이기에

금쪽같은 시간을 건너 가야만 합니다

 

 

2020. 06. 19. 충주호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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