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몽롱한 짝뚱

영원과 하루 2018. 4. 17. 04:25


짝퉁으로 살아 가지만

당신과 똑같고 싶어서

구별하기 힘들만큼

당신의 모습

당신의 색깔마져도

고스란히 흉내내지요


꼴에 자존심은 강해서

마음에 바람이라도 불어 들라면

째째한 건

죽기보다 싫어

당신뒤에 숨어 버립니다


당신의


--













































































연두의 봄이 그리 길지는 않아

주인을 흉내 내고싶은

그림자를 만나려면 때를 맞춰야 해

사월중순 맑은날

해 뜨면서 한시간 반쯤만 허용하지

이후는 일렁이는 물결의 질투로 훼방을 놓거든

實과 虛가

하나될 때 황홀의 극치를 맛보는 거지

진퉁보다도 아름다운 짝퉁이 없다 하지만

여기선 예외지

밤세운 태공마져

풍경으로 어우러진

한 통 속 세상


′몽롱한 짝뚱속으로 빠져 죽어도 좋겠네 ′






2018. 04. 13. 진천 백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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