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어둠속에서 빛나고
꽃은
역경속에서 향기롭네
기꺼이
거
룩
하
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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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뀌! 어느 날 널 눈에 넣고, 마음에 들였지
대지의 지나친 갈증으로 몰살 당했는지 알았는데 다시 찾아 오다니......
힘겨운 한 해를 건너는 안스런 너를 보며 마음속에 진물이 고였어)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은 싹이였어
그냥저냥 가뭄속에 시들어 기는 잎이였어
바람에 타들던 먼지먹은 초라한 꽃이였어
기꺼이
한 해는 꽃도 없이
한 생애를 버티지도 못 한 채 떠났지
다시 만나자 못할 꽃인 줄 알았어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모든 것들은
지독하게 시간을 건너는 법을 터득하지
들어가 앉을자리 빈틈으로 제 몫을 찾아 내지
짧고도 척박한
그것도 예고도 보장도 없지
개꽃아제비 간자리 메꽃이 가면 여뀌가 오고 그 뒤로 명아주......
척박속에서도 양보와 순서, 보이지않는 질서에 놀라울 뿐이야
아마 물이 차지않는다면 버드나무도 뿌릴 내릴텐데
숨막힐 땐 쉬어도 가는구나
힘겨울 땐 숨도 일년쯤은 멈출 줄 터득 했구나
상황이 안좋으면 더덕이나 산삼은 땅속에서 싹도 안틔운채 몇년을 버틴 다더군
그래,*아라연꽃은 잠에서 700년후에 깨어났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지
조급한 마음 너로 부끄럽다
수몰지의 풀꽃들아!
다시 못만날 꽃인 줄 알았어
얼마나 설렜는지?
얼마나 감사했는지?
세상 모질다
탓 해도 되련만
시간의 강을 건너 오롯이 다시 피어나는구나
별은
어둠속에서 빛나고
꽃은
역경속에서 향기롭네
기꺼이
거
룩
하
도
다
*아라연꽃
700년전 고려시대의 연
2009년 5월 함안 성산산성에서 발굴한 씨앗에서
같은 해 7월7일 발아한 연꽃
2016.06.18. 제천 청풍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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