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안고 살기엔
견딤의 인내가 너무 잔인해
그러나
그리움마저 시들어 빛이 바랜다면
살아간다는 일이 얼마나 삭막할까?
많은 것을 공유했거나
사랑했으므로
바래간다는 것을 잊고 사는 거야
걸러지지 않는 생각들과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이
뼈대처럼 썩지도 않고
지금과 옛날을 지탱해 주지
기꺼이
시공을 넘나들며 날아다는 새야
경계를 허무러 뜨리는 물이야
움직이지도 않고 끄떡 않는 고목이야
그쯤 돼야
사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