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 흐느적거리는
바닥의 풍경에 눈길이 가네
간신히 뿌리로 견디는
척박의 강가에 신경이 쓰이네
힘겹게 허덕이며 숨 쉬는
유월의 묵묵한 들판에 마음이 멈추네
아무도 돌보지 않아서
스스로 견디는 들꽃이여
작은 벌레여
계획도 없이 떠돌다
눈떠야 하는 발아의 씨앗이여
극한에서 이어가기 때문에
끝이란 건 없는 거겠지
그게 세상이야
조건이 다를 뿐
다른 무언가가 자리를 받은 다음
다시 내주는 일이야
찬란은 가난 위에서 필 때
가장 아름답지
어떻게든 연결해야 해
하늘의 끝을 알 수 없듯
살아가는 일은 뭐가 기다리고 있을 지 몰라
무한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