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 일

영원과 하루 2021. 5. 25. 04:14

직선으로 나는 새를 본 적이 없다

흔들리지 않는 나무는 죽은 나무일뿐

뻣뻣이 서서 사냥하는 짐승은 없다

마주하는 일은

흔들리는 일

비스듬히

몸을 수그리는 일

삐딱해야 바람이 무사하다

부드러워야

건널 수 있는 일

내 사랑 좀 더 둥글 일이다.

 

 

 

 

 

 

 

 

 

 

 

 

 

 

 

 

 

 

 

 

 

 

둥지를 틀었으면

잘 지킬 일이구나

보수의 길을 무단히 걷는 일

만들 때만큼 못지않구나

나무에게 쉼이란 죽음이다

새들에게 휴식이란 사랑(새끼)이다.

 

 

 

2021. 05. 22.  여주 신접리, 백로와 왜가리 번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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