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화려한 날
누군들 없었을라구요
무성했던 나뭇잎도
투박하던 돌멩이도
무게를 덜어 내고서야
각을 깎아 내고서야
가볍게 겨울을 이겨내고
둥글어 아래로 굴러가지요
너무 잘 나간다 좋아마시고
아주 힘들다 언짢아도 마세요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요
‘그만하면 된 거지’
댓가는 의연히 받아들이세요
壁벽을
"두려워마세요"
달라질 게 없으니까요
미소로 얼굴을 화장하고
빛으로 마음을 색칠하세요.
물새 없는 호수라면
눈없는 겨울이라면
삭막의 두려움으로
얼마나 숨이 막힐까?
날개를 폈을 뿐인데
칙칙한 세상이
환하게 웃음 짓네
2021. 02. 04. 광주 경안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