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점심은 제가 살게요

영원과 하루 2020. 6. 16. 04:20

저 징검다리 중간쯤 큼지막한 너럭바위가 있는디

글쎄, 고것이 누우면 내 등판 짝에 딱 맞는 당게요

한여름 복지경 더위 피해 잠자는 장소 지라

밤 열한 시쯤 되면 추위서 잠이 깨는데

글씨, 깜짝 놀래 버려

이깟 건 아무것도 아니지라

물안개가 버드나무 발목까지 깔리면 

저 멀리 흐릿한 마을이 꿈이 당가 생시 당가

밤하늘 색색의 별들이 가득 넘쳐 떨쳐 내릴 것만 같고......

그랑게 무릉도원이라 할까나

뭐라 설명할 수가 없어버려

아따, 겁나게 아름답지라

혼자 보기 아까워서 사진으로 담으면 참 좋겠구나 생각했는디

그란디 선상님

혹시, 그때 전화하면 올 수 있는 가요

아, 네 그러지요

어디, 광주에서 오셨소

아니요 서울에서요

그럼 오시긴 그렇구먼요

아니에요

불러만 주시면

점심은 제가 살게요

 

 

 

 

 

 

 

 

 

 

 

 

 

 

 

 

 

 

 

 

 

 

 

 

 

 

 

 

 

 

 

 

 

 

 

2020.06.12. 순천 주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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