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무늬를 읽지 않고서 날개를 펼치는 새가 있을까?
여울목의 어부는 묵묵한 시간을 낚더군
결정적 순간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고
찬스를 놓치지 않는 해오라기
하염없이
꽃들도 때를 놓치지 않고 왔다 가지
과녁을 조준하는 명사수는
거리와 바람의 결을 헤아려
때론, 오조준으로
높거나 낮게 방아쇠를 당겨야 하겠지
내가
당신의 결 따라 변화하는 것 처럼......
목수는 나무의 결을 따라서
요리사는 생선의 결을 따라서
나는 당신의 결을 따라서......
2020.05.15. 곡성 보성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