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

눈 먼 사랑

영원과 하루 2017. 4. 11. 04:33

 

 

보일만큼만 남겨 놓고서

안개뒤에 풍경이 모두 숨었는 데요

 

아!

글쎄

 

아무것도 아닌 것같던 나무와

풍경에 묻혀있던 물새 한 마리가

꿈에 본 낙원처럼 아득한 거예요

 

다 보여줘야 잘났다는 사람들에게

겸손한 풍경이 젊잖게 엿 한 방 메기는 거지요

 

못보면 죽고싶은

하나만 보이는 눈 먼 사랑처럼

 

놀랍게도

안개속 풍경도 눈이 멀어서

주변을 하얗게 지워놓고선

하나만 보라

말을 하네요

 

 

 

 

 

 

 

 

 

 

 

 

 

 

 

 

 

 

 

 

 

 

 

 

 

 

 

 

 

 

 

 

 

자리를 내주는 일은 아름답다

시간이, 풍경이 말을 하네요

 

꽃이 봄을 끌고 왔듯이

어둠속에서 안개가 새벽을 채우고

뒤로 물새가 아침을 열어 가데요

쉴새없는 시공의 채움과 비움

자연,멈춤이란 없습니다

자연 앞에서면

새벽풍경을 대할 때면

허걱

숨이 막힘니다

 

허우적 거려도 좋을

안개의 늪

시간의 늪

꿈결의 늪

사월의 늪

우포늪에 빠져 버렸습니다

 

 

 

 

2017.04.08. 우포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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