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높으신 개심사 청벚꽃 나무양반 두 구루
어허
복도 넘치시지
곁엔 걸맞는 멋진 왕벚꽃 친구도 두셨네
급한 봄꽃 설레이며 왔다 서러이 가고 없는데
늦은 봄 끝자락 잡고
느긋이 더딘걸음 왕관닮은 꽃 피셨것다
폼나게 왔으니
폼나게 가야 하는데
이를 어쩐다
오늘 마침
바람 불고, 비까지 내려 주시니
그럭저럭 체면 사셨나
핑게 삼아 꽃걸음
여유로이 손 한번 흘들고
빗물같은 눈물로
훌~ 훌~ 떠나 가시게
"어험"
오는 길은 늦어도 괜찮다 해
지척이며 더디온 꽃
가는 길은 서러운거라 해
비는 내리고
비처럼 너도 울고 있구나
바람은 불고
바람처럼 너도 흐늣거리는구나
바람을 핑게로 가야 해
빗물에 묻혀 가는거라 해
떠나 가슴 아리니
사랑이었다 해
2013.5.10~11. 개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