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 4

그래서 좋아

화려하지도 않고 뛰어나지도 않아 머무르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지 은근슬쩍 왔다가 은근쓸쩍 떠나지 모르는 척 감당의 몫으로 남겨 두지 가늠 못할 깊이 때문에 발목을 잡혔어 마음을 뺏겼어 그래서 당신이 좋아 좋아한다고 잡을 수 있을까 사랑한다고 품을 수 있을까 내 뜻이 아닌 것임으로 그저 바라 다 볼 일 그저 지켜볼 일이지 2023. 12. 13. 거창 대야리.

호수 2023.12.19

경건한 그대

마음을 가라앉히고 무중력의 진공 속에 있는 듯 당신과의 만남을 기다립니다 기대에 미치든 못하든 내 뜻이 아닌 것을 운명이라 여기는 믿음은 희열과 실망의 커더런 충격에서 완충되지요 덤덤함에서 무한의 에너지가 지치지 않고 뿜어 납니다 줄기차게 이어 갈 수 있는 길은 경건히 대할 수 있는 숭배 새벽기운은 한도 없이 시린데 미소로 얼굴을 내민 화사한 그대 휘오리 같은 기운의 붕대에 칭칭 감기여 난, 마비됩니다 추운 겨울이 따듯한 까닭은 노을이 뜨거워서야 오래가지 않지 기다리지도 않지 아주 짧지 아주 순식간이지 "그래도 난, 그대로야 " 알아서 보래 알아서 느끼래 (당신은 무한, 나는 유한) 2023. 12. 06. 임원항

해돋이,넘이 2023.12.12

새로운 세상

망설이다가 놓쳐 버렸지 두들기다가 도망가 버렸지 "눈을 떴으면 이불을 박차렴" "이거다 싶으면 꽉 잡으렴" 시작 없이 끝이 없지 용기 없이 실천 없지 사랑 없이 새로운 세상은 없는 거야. 예상을 하고서 실천을 한다면 모르는 세상을 알 수가 없지요 상상으로는 만난 수없는 현장 앞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경험 비가 오면 비를 느끼고 바람 불면 바람을 친구하고 구름 가득한 날엔 환한 날을 그리워합니다.

밤풍경 2023.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