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 4

정직한 질서

달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 온 바다가 쓸리고 당겨지기도 하지 기운이 드리우면 스스로 펼치시라 시키지 않아도 어둠은 빛으로 소환되고 찬란히 날개 펴는 새벽에 숨이 벅차 난, 괜스레 죄인처럼 가슴이 쫄아드네 때를 기다리는 것에는 정직한 질서가 있었네 이치가 어긋났다간 감당해야 할 서글픈 참담과 고난의 쓴맛으로 계절은 섬겨야 할 경건한 경전이네 올 길을 알고 갈 때를 알았으니 너의 다져진 심장는 불이지 너의 달련된 날개는 강철이지 급하지도 더디지도 않게 기다림의 이력으로 오고 갈 때를 아는 재두루미 고니 기러기로 호숫가의 2월이 분주합니다 최선의 위로는 부끄럽지 않아야 된다고 최선의 선택은 순리에 정직해야 하는 거라고 최선의 사랑은 할 일에 책임지는 거라고요 인내의 내력으로 기다리면 다시 순환. 2022. 02..

2022.02.22

고요

빈자리 고요를 집어넣으면 고요 속으로 스며드는 사랑은 시끄럽진 않겠지 긴 듯 아닌 듯 오래 가야지 마른 꽃잎이 덜 변하 듯 수분을 빼면 유통기한도 연장될 테지 화석 속의 머나먼 벌레처럼 시간을 덮고 덮으면 고요에 이르네 내 사랑 더 이상은 바랄 것 없네 보태지 않아도 아득하길 바라네 바람을 죽이고 파도를 잠들게 해야지 더하지 말고 덜어내야지 짧게 말고 길게 갈 거야 걸어가다 만들어지는 것 그게 길이니까

장노출 2022.02.08

뜨거운 당신처럼

새벽을 열고 빛을 아우르는 全知전지의 압권자여 밤을 잠재우고 생을 조율하는 全能전능의 지배자여 보이지 않는 것도 반듯할 수 있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을 수 있게 하소서 부끄러운 것을 부끄럽게 느끼게 하고 마음은 언제나 그늘지지 않도록 환하게 비추소서 뜨거운 당신처럼. 신성의 장소에 서면 숨이 먹먹하지요 손을 모아 기도도 하게 되고요 거짓을 씻고 순수해지고 싶어서 기울어졌을 양심을 바로 잡고 싶습니다 일출의 순간은 신을 만나는 기분이라서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겸손한 마음으로 희망을 다지며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합니다 건강하라고 잘 살라고 행복하라고요. 양양 쏠비치 해변

해돋이,넘이 202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