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은
신록의 돛을 올려
붉은 엔진까지 장착하고
질주하는
과속의 유람선이다
놀이터에 풀어놓은
세 살배기 우리 손자처럼
통제 안 되는
브레이크 없는
위태로운 자동차다
앞 외엔 보이 질 않으니
겁 없다 거침없다
잡으려 하니 저만치 가있다
앞만 있고 뒤는 없디
그러니까 봄이다
누가 여기서
들뜨지 않을까?
지만 타면 되지
지나는 사람 다 막아놓고서
가슴으로 부딪쳐 불을 지를까?
참 모질다
2022. 04. 20. 강진 남미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