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붉은 엔진

영원과 하루 2022. 4. 26. 04:15

사월은

신록의 돛을 올려

붉은 엔진까지 장착하고

질주하는

과속의 유람선이다 

놀이터에 풀어놓은

세 살배기 우리 손자처럼

통제 안 되는 

브레이크 없는

위태로운 자동차다

앞 외엔 보이 질 않으니

겁 없다 거침없다

잡으려 하니 저만치 가있다

 

 

 

 

 

 

 

 

 

 

 

 

 

 

 

 

 

 

 

 

 

 

 

 

앞만 있고 뒤는 없디

그러니까  봄이다

누가 여기서

들뜨지 않을까?

지만 타면 되지

지나는 사람 다 막아놓고서

가슴으로 부딪쳐 불을 지를까?

참 모질다

 

 

2022. 04. 20. 강진 남미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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