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 눈이 가고
부드러운 것에 마음 가네
바위산은 잘도 넘으면서
작은 돌부리에 넘어지지
모기 한 마리가 코끼리를 쓰러뜨려
잡힌 건
바람의 살랑이는 덫
멈춘 건
흔들린 유혹의 꽃잎
온화한 건
벌 나비의 날갯짓, 새 울음소리
설레는 건
떠날 수 있는
쉼 없는 갈 곳이 있기 때문이야
욕쟁이 할머니는
사로잡을 음식 맛으로 무마되고
누워있는 건
병든 몸이라서 용서되고
넘어지는 건
일어서려는 힘으로 허용되지
흔들리는 건 부드럽기 때문이야
부드러움은 절대로 꺾이지 않지
반대의 힘으로
세상은 시소처럼 평평하게
잘 지탱되지
2020. 06. 22. 만항재, 범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