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왜?
그러시냐고 여쭈신다면
그냥
소나기같은 비가 내립니다
얼마만인지요
새벽5시 아무도 없는 때죽나무 아래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꽃잎을 흔드는 빗방울 소리를 듣습니다
어느악기가 이보다 영롱할까요
어느빛깔이 이보다 청아한가요
속수무책의 꽃잎이 바람에 몸을 맡깁니다
바람따라 바람되고
비따라 빗물되는 꽃잎
시간따라 나도
젖습니다
나도 마음을 닦으면
거울처럼 당신을 다 비출 수 있을까
나도 마음을 비우면
곳간처럼 당신을 다 들일 수 있을까
2019. 05. 18. 함양 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