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려앉던 자리에
빗방울 막무가내 스며 들었다
초라 할까 봐
그냥 가기 싫었는데
그게 어디냐
힘찬 응원인 줄 알고 더 붉어졌다
그래도
체면은 채워야 않겠어
아래로 멀리서 모여든 상추객
고맙게 빗소리보다
끝없이 감미롭고 달콤했다
더는 아니여도 된다고
불 태운 오늘이
생의 여정에 가장 빛난 날
이 쯤이어도 아니겠어
11월 아직은
계절을 물려 줄 수 없다고
가을을 불태 웁니다
확고하고 우아하게
간결하고 눈부시게
가슴마다 시퍼런 도장
꾹꾹 찍혀 집니다
2018. 11. 08. 독립기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