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옷을 갈아 입고
몸을 바꿉니다
알몸으로 보여주기 쑥쓰러운가 봅니다
스카프처럼 안개를 거치고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 내네요
잠에서 깨면 부시시 부끄러울까 봐
신비를 택하는 모습에 어느새 몽롱해 집니다
새 떼가 끌고 온 새벽이 열리면 아득히 다가오는 고요
다음에 감당 못 할 찬란
아찔함으로 다가오는 풍경의 짧은 흐름에
흥분되어
오르가즘처럼 숨이 멈춤니다
잠시의 허락된 시간이지요
그 벅참
맛 봤으니
다음의 허탈의 몫은 감수 해야지요
시월 어느 날
천변의 스쳐 지나가는 새벽 짧은 잔상이였습니다
여명에서 해가 솟을때까지
세상의 풍경이 가장 아름다워지는 시간
10월의 미호천변으로 물안개가 피어 오르면
여지없이 날아드는 새 떼
강물소리에 귀기울이면
예측하기 힘든 안개군무
이슬의 영롱으로 눈은 빛나지
만나지 않고서 알기는 힘든 거겠지
게으르고서는 접할 수 없고
맑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가장 단순하고 순수한 이치
이쯤이면 밤을 내달린 열정과
맞 바꿔도 손해 볼 건 없겠네
2017.10.20. 청원 미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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