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물들고 싶어서
바람이 되고 싶어서
바람에 흔들리는 꽃에 빠지고 싶어서
꽃을 흔드는 미친 바람이고 싶어서
내 시선으로 세상 다인줄 알고
네 모가지가 그리도 우아하고
네 뒷통수가 얼굴보다 고운지 몰랐서
가지를 흔드는 바람을 원망했서
잎을 시들게 하는 폭염을 미워했서
본게 다인줄 알았서
보이는게 다인줄 알았서
시련이란 것
상처라는 것
아믄다는 것
보이지 않고 여믄다는 것
견디며 이겨낸다는 것
아름답고 거룩한 것
깊은 가을로 들어 갈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