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몽골여행

영원과 하루 2023. 6. 20. 15:13

 

눈이 의심스러울 만큼 트인 시야가 거짓말 같다

끝이 어디쯤일까?

풍경의 끝은  어디를 가든 한결 하늘과 맞다 있다

울란바토르의 초지와 고비의 사막까지 이어지는 대자연속에 어우러진

소, 말, 양 , 염소, 쌍봉낙타 떼 그리고 영양 떼의 예측 못할 높이 뛰기

일부러 올려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흐릿한 하늘이었었는데......

물감같이 프르른 하늘이

눈앞에 피 할 수 없이 펼쳐진다

이국의 맑고 아름다운 풍경은

열악한 도로의 불편함을  충분히 보상시켜 주고도 남는다

 

사막의 앞차가 모래에 빠졌다

누군가는
"저 차는 처음부터 방해만 주네"

누군가는

"근데요, 좋은 것도 있어요

곤경에  처했을 때는 서로 도와줄 수 있잖아요"

다른 차의 지프차의 기사와 가이드는 볼 것도 없이 달려가

차를 밀었다

혼자서는 난감한 일이 서로가 아니란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을 다니던 피트니스장에서

인사 한마디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막은 이곳이 아니라

정으로 삭막한 사막 

"내가 사는 곳이 사람의 사막이었구나"

 

울란바토르 자이승 승전탑 가는 길에 여행객이 소매치기당했단다

코로나로 굶주린 3년이 길어서 다양한 방식으로 눈속임한다고 귀띔해 줬다

누구는 여행일정표를 잃었고

누구는 달러의 반만 가져가고 다시 넣어뒀단다

참으로 착한(?) 소매치기도 있구나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어줍은 동정심이 한참 동안 뇌리를 맴돌았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꿈꿔온

몽골 초원과 고비사막의 밤보다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들

사람에 대한 감동은  자연보다 크게 다가온다

                                                            

 

 

 

 

 

 

 

 

 

 

 

 

 

 

앞차가 사막을 달리면

뒷차는 모래바람에 시야가 막힌다

피하는 세 가지 방법은 

앞으로 가로지르던가

바람 부는 쪽으로 측면에 붙어서든지

먼지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가라다

바람을 키우는 건

활의 시위를 당기는 것과 같아서

힘차게 당길수록 멀리 날아갈 수 있는 거야

초원을 가로지르고

바다를 건더라도

우주까지라도  못 갈 일 없지

당신을 만나는 일이 꿈이지

아무도 모르더라도

설레는 마음으로

힘차게 당길 수 있도록

활시위를 당기고 있으리라

 

게르에서 만난 눈앞에 은하수가

만지면 잡힐 듯

건드리면 터질 듯 황홀하다

밤하늘의 별들이 사라질 새벽까지 사진을 담았다

한 커트에 4분 동안 2시간여다

40여 장의 합성,  단 한 장의 사진이다

기다림은 지칠 수 있고

포기할 수도 있지만

만남 하나만으로 충분한 위로를 준다

그거면 된 거다

사랑이 그렇듯이

몽골여행이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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