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견디는 일 보다 아름다운 게 있을까?

영원과 하루 2022. 10. 25. 04:11

 

번뇌일랑 비, 바람에게 도난당했다

생각을 햇살에게 맡겨 버렸다

악착으로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시간을 건넜다

삶을

이길 수 없는 것들이 이기게 해 주고

이길 수 있는 것들이 이길 수 없게도 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 했던 것들이

가끔은 친절하게

많이는 불친절하게

되풀이 쌓여 나를 안내했다 

앞일은 예상 일 뿐

때론 모를 일들이 견디는 이유였다

맞닥 드려야지

후회는 남기기 말아야 하니까

알곡으로 채워지든

쭉정이로 남겨지든

견디는 일처럼 아름다운 게 있을까?

 

 

 

 

 

 

 

 

 

 

 

 

 

 

 

 

 

 

결실의 계절입니다

익는다는 것은 

바람

햇살......

시간의 강을 건너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숭고이지요

햇살도 익어서

알곡마다 잎새마다

은빛 가루를 입혔습니다

가을이 아름다운 건 견딤이라고

"당신도 그러하시죠"

자연의 훈수

아찔한 한마디

에밀레종처럼

둥둥~둥, 맴돕니다

 

 

2022. 10. 19. 영월,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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