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호수

영원과 하루 2018. 1. 23. 04:25



당신을

닮고 싶어서 담는 겁니다


푸르면 푸르겠습니다

붉으면 붉어지겠습니다


하늘을

온 몸으로

그리는 호수처럼요











































































삶에 있어서 졸업이란 없다

예술은 익숙한 것들을 반복하면서

인식을 누적하여 결실을 쌓는 일이니

같은 장소

같은 시기

하루 해가 뜨고 지고

일년 풍경이 오고 가지만

접할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것은 그런 맥락에서다

따분하게 시들어버린 의식을 열망과 영감으로 일으켜 주는 능력은

장르와는 상관없이 모든 예술작품의 특징이다


나에게서 자연은 경전이다

빛이 어두워지지 않는다면

아마도 나는 여기서 망부석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염없이 속삭이는 저 경전앞에 경청하지 않고 듣지 않으면

받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연필이고 사진은 글이다

큰고니의 날갯짓에

저녁노을을 다 삼켜버린 호수의 붉은 빛에

바이올린 선율처럼 잔잔하게 빛의 파편이 마음으로 들어오고

깊이 잠들던 내 마음도 흐르는 물결처럼 다시 출렁인다


당신을

닮고 싶어서 담는 거다


푸르면 푸른데로

붉으면 붉은데로


하늘을

온몸으로

그리는 호수처럼




천수만

11759


'' 카테고리의 다른 글

經由地경유지  (0) 2019.12.31
황홀한 비행  (0) 2019.12.10
불안해 하지마, 영혼이 잠식 되쟎아  (0) 2017.12.26
이른 봄  (0) 2017.02.28
오늘이 다 인 듯  (0) 2017.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