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카멜리아

영원과 하루 2024. 3. 12. 04:18

눈밭에 갇혀 눈세상에 빠지 길 바랬지

섬에 갇혀 그 섬에만 있었으면 희망했지

당신에 갇혀 당신만 알았으면 좋겠어

헤어나고 싶지 않아서

파묻히면

단순함의 행복이 얼마나 큰 걸까?

천만 가지를 누리는 호사보다는

단지 당신이 손목을 잡아준다면 

먹지 않아도  배 부르겠네

 

 

 

 

 

 

 

 

 

 

 

풍랑이 바닷길을 지웠다

어쩔 수 없이 삼일 간 섬에 갇혔다

안다는 것은

스쳤던 것이 와닿고

보았던 것을 느낀 길 때 오는 것

지워진 곳에 알지 못했던

다른 길이 생겨난다

선택의 여지가 없을 때

다독이는 결단은 독하다

시들기 전에

기꺼이 떨쳐내는

동백의 낙화처럼

슬픔 뒤에서

평화가 살며시 웃고 있었다.

 

 

2024. 03. 04~ 07. 거제 지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