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명분
영원과 하루
2017. 5. 16. 04:35
울고 싶었는데
비가 내렸어
(눈물따윈 감춰지잖아)
힘겹던 가장의 자살은
심장마비였다
덮어야 해
(위로의 장래식이여야 하니)
위독한 풍경도
안개 하나면
살아나는 거야
(아닌 것 가리면 보이지 않을 테니까)
거짓같은 핑계
감쪽같은 위장
아, 그럴듯한 명분이여!
허공을 헤아렸으니
나무의 길은 하늘이다
계절을 타고 왔으니
꽃의 길은 시간이다
마음을 거슬렀으니
나의 길은 당신이다